예전부터 내려오던 직업중에 석이꾼이 있는데 무슨 직업인지 아시나요?
석이꾼은 석이 + 꾼의 합성어 인데요...
꾼은 농사꾼, 장사꾼 할 때의 우리네 예전 서민들의 직업을 나타내는 의미이고....
석이는 버섯의 한 종류라고 합니다.
즉...... 버섯을 따는 사람의 직업을 일컫는 말이지요.
석이란 놈은......... 아무데서나 자라지 않고......
첩첩산중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만 사는데.
그것도 꼭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깎아지를 듯한 벼랑 끝에서만 자란답니다.
색깔은 거무 퇴퇴한 것이 무슨 종이장 처럼 얇게 생겨 가지고....... 버섯이라고 하니까
그런가 보다 하지.... 도무지.... 버섯 같아 보이지가 않더군요.
어쨋거나... 따기도 힘들고.... 또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군요.
그렇지만... 사람의 몸에 탁월한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약재로 이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몸에 좋은 약재로는 대표적으로 산삼을 꼽는데.... 산삼을 케는 심마니는 많이 알려져
익숙하지만.
이 석이를 캐는 석이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들리는 직업이죠.
석이는 벼랑 끝에만 서식하는 특성상 채취하는 방법이 좀 특이 한데요.
나무에 끈을 묶고.... 그 끈에 몸을 의지해.... 벼랑에 메달려서 따는데.
한쪽을 따고..... 다 따면 발을 굴러 그 반동에 의해 옆으로 이동해서 따고 합니다.
마치 그 모습이..... 고층 건물 유리 닦이와 비슷 하더군요.
어쨋거나 신기한 것은 이 석이를 따는 석이꾼이....지금도 남아 있다는 겁니다.
요즘의 물질 만능주의 세태를 반영하듯 젊은 사람은 없고.
왠 60대 노인 한분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어찌된 사연인지............. 의지할 가족 하나 없이.... 혼자 살면서 이산..... 저산.....
석이를 따러 다니고 있었습니다.
TV 다큐멘터리 "이땅의 꾼" 이란 프로에서 방영 되었던 장면인데요.
설악산 깊은 산속................... 매미와............... 풀벌레 소리만이 고요함을 깨고.
저 멀리 벼랑끝에 실가닥 같은 줄에 의지해......... 석이를 따고 있는 노인.................
가파른 숨소리만이 노인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석이 따는 일에 몰두하다........ 내려와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 노인에게 기자가 묻는다.
"힘들지 않으세요?"
"힘들긴 뭐.........................................................................."
한참을 아무 말없이 먼산만 바라보다 다시 말문을 여는 노인.
"아! 세상사 속썩고 해도.... 이렇게 석이를 따다 보면 금새 잊혀지고 말지 뭐..."
그러면서..... 다시 먼산을 바라보는 그 노인의 외소한 등에서 순탄치 않았을 삶의 굴곡이 느껴졌습니다.
그렇지만..... 이 석이꾼이란 직업이..... 그 삶의 고단함을 많이 어루만져 줬을 거란 생각이 들더군요.
비록......... 몸은 수고 스럽지만 석이를 따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 보였다고나 할까요.
벼랑 끝 로프에 메달려 자연과 한몸되어 석이를 따는 그 순간은 산과 나 만이 존재하는 것이죠.
거기에는..... 분노......... 후회........... 억울함.......
뭐 그런 것 들은 산의 넉넉함에 이네 사그라들고 말거라는 생각.
오만가지..... 끝을 볼 수 없이 내달리는 욕망의 덩어리 들은 숲과 그 속의 생명들의 순박함에.
묻혀버릴 거라는 생각.
그런 생각들이 들더군요.
음.................... 글쎄요.................
속세를 떠나는 것은 노자나 석가 같은 성인 들이나 가능한 것이고.
어차피 속세에 던져진 몸..... 치열하게 이 속세의 방식데로 살다가.
한 60정도 되면................. 자식새끼 다 여워 놓고..........
저도 깊은 산속으로 들어갈까 생각 중 입니다....... 석이꾼으로 살려는 거죠.
말년을 정리하는 삶으로 멋진 직업이라 생각되지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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