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요리에 처음 도전 하면서 간장의 많은 종류에 무척 혼란 스러움을 느꼈습니다. 조선간장은 용어에서 우리 전통 간장 이라는 것을 추측해 볼 수 있는데 진간장은 또 무엇이며, 양조 간장은 공장에서 양조했다는 뜻 같은데 진간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국간장, 집간장은 또 뭐고, 참 혼란 스럽더군요.
인터넷을 검색해 본 결과 필자 뿐 아니라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간장의 종류에 대해 혼란 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심지어 오랫동안 요리를 해 오신 베테랑 주부들 조차도 양조간장과 진간장의 차이를 모르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이에 정확한 간장의 종류와 용어에 대해 알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먼저, 여러가지 간장의 종류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전통 간장에 대해서 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공장에서 만드는 수많은 간장들은 전통 간장의 숙성 기간에 따라 달라지는 간장의 맛과 색을 모방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전통 간장은 콩으로 메주를 만들어서 4개월 정도 자연 발효시킨 후 소금물을 넣고 다시 1 ~ 2 개월 숙성시켜 메주는 건져 된장으로 사용하고 국물은 끓여 농도를 조절한 것이 간장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간장을 다시 묵힌 시간에 따라 맛과 색이 달라지는데요. 방금 담근 간장은 색이 연하고 염도가 높으며 단맛이 없습니다. 3년 정도 묵히면 좀 더 색이 진해지고(검은색) 염도는 낮아지며 단맛이 나게 됩니다. 5년이 넘으면 맛과 색이 진하다 하여 진간장이라고 하며, 색은 더 검게 되고 염도는 낮아지며 당도는 더 높아지게 됩니다.
[ 숙성기간에 따른 분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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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년 |
3년 |
5년 이상 |
색 |
연하다(브라운) |
중간 |
진하다(블랙) |
염도 |
높다 |
중간 |
낮다 |
당도 |
낮다 |
중간 |
높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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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간장 |
양조간장 |
진간장 |
위의 표에서 보듯이 숙성 기간에 따라 색이 진해지고 염도는 낮아지며 당도는 높아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맛과 색에 따라 사용되는 요리도 달라지게 되는 것이죠.
갓 담근 간장은 국, 탕, 찌게등 국물요리에 적합한데요. 국물 요리는 건더기와 함께 국물이 있어 전체적인 양이 많으므로 간장의 염도가 높아야 적은 양으로도 간을 맞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염도가 낮다면 너무 많은 간장이 소비되겠죠.)
하지만 콩나물 국이나 소고기 무우국 같이 투명한 국물을 그데로 유지 시켜야 하는 국들은 간장을 사용하지 않고 소금으로만 간을 합니다.
3년 정도 숙성된 간장은 염도가 중간 정도이므로 무침이나 양념장, 회를 찍어 먹는 소스등에 적합하다 하겠습니다. 갓 담근 간장은 너무 짜기 때문에 이걸로 상추무침 같은 것을 무치면 너무 짜지게 됩니다. 그렇다고 소량을 넣으면 양이 너무 적어 제대로 무쳐지지 않게 됩니다.
또한 색이 갓 담근 간장보다 진하긴 하지만 무침이므로 요리에는 변화를 주지 않게 되죠. 하지만, 무침이라도 무치는 대상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거나 수분은 없어도 부피가 있으면 국간장이 적합합니다. 예를들면 고사리나물, 가지무침, 보름나물 등입니다. 결국, 국물요리든 무침요리든 많은 염도가 필요한 곳에는 국간장, 적은염도는 양조간장이나 진간장이라고 생각하면 대략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5년 이상 숙성된 간장은 주로 오랫동안 열을 가하는 조림요리, 볶음요리에 적합한데요. 이유는 오랫동안 조리다 보면 수분이 증발되어 더 짜지게 되는데 갓 담근 간장이나 3년된 간장을 사용 할 경우 너무 짜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5년 이상 숙성된 간장은 염도가 낮아 오랫동안 끓여도 너무 짜지지 않고 대신 간장 특유의 진한 맛이 더욱 요리의 맛을 깊게 만들어 줍니다. 이상으로 전통 간장의 숙성 기간에 따른 간장의 맛과 색으로 구분을 해봤는데요. 여러가지 간장의 종류들은 결국 이 3가지 중 하나에 포함됩니다.
[ 용도에 따른 분류 ]
국간장
위에서 갓 담근 간장의 맛과 색을 냅니다.
(국, 탕, 찌게등 국물요리)
양조간장
위에서 3년 정도 숙성된 간장의 맛과 색을 냅니다.
(각종 무침, 간장 양념장, 회 소스)
진간장
위에서 5년 이상 숙성된 간장의 맛과 색을 냅니다.
열을 가하는 요리인 조림요리, 볶음요리
(소고기 장조림,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 제조 방법에 따른 분류 ]
조선간장(집간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진 간장. 콩으로만 메주를 만들어 만듭니다. 집에서 만든다 하여 집간장 이라고도 하지만 근데 이후로 공장에서도 만들므로 현재의 조선간장의 의미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든 간장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용도별로 볼 때 국간장에 포함되며 국물 요리에 적합합니다.
양조간장
전통간장은 콩으로만 만든 메주를 사용하나 이것은 콩과 밀을 혼합해 만든다는 차이가 있을 뿐 과정과 절차는 전통간장과 거의 같으며 전통간장의 단점을 좀 더 개선시킨 간장입니다. 기간이 6개월 정도 걸려 제조 기간도 길고 화학 약품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고급스러운 간장으로 인식되어 집니다. 위 설명은 제조 방법에 따른 시각에서 바라 본 것이고 요리에 사용되는 용도로 보면 3년 정도 묵힌 전통 간장의 맛과 색이 나는 간장을 말합니다.
산분해간장
단백질 원료를 염산으로 분해하여 만든 간장으로 제조 기간이 짧아 일제 시대 때 대량으로 생산 할 목적으로 만든 간장으로 저급한 간장으로 인식되어 집니다. 옛날에 "왜간장"이라는 것이 이 방법을 통해 만든 간장입니다.
혼합간장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을 혼합하여 만든 간장.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 중에 "진간장"을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정보이고 혼합간장이 맞는 말입니다. ( 일부 회사에서 진간장을 혼합간장 방식으로 만들 수는 있겠죠 그렇다고 "진간장"의 의미가 혼합간장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
현재에도 이 방법으로 많이들 간장을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 제품에는 "100% 양조간장"이란 문구를 넣어 산분해 간장을 넣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제품도 있더군요.
마트에서 양조간장과 진간장의 가격을 보면 진간장이 더 싼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진간장이 더 오래 숙성되어 양조간장 보다 비싸야 맞을 것 같은데 이상하다고 생각 할 수가 있는데요. 이것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들때 그런 것이며 공장에서 만들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